의술이나 기술,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봉사하는 이들이 있듯, 대학생만의 순수한 열정과 창의적인 생각으로 이 사회에 작은 기여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바로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하여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모임이 있다. 서울대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기업 턴 어라운드(Turn Around) 연구회 C.STAG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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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만 (한국외대 03) / 김홍성 (서울대 06) / 이은정 (서울대 06)

“저희 C.STAGE는 잘 알려진 여러 경영학회들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경영 전략에 관해 연구하는 모임입니다. 다만 기존 대부분의 학회들이 내부적인 학습과 활동에 치중해 왔다면, 저희는 현장에서 직접 중견기업들의 턴 어라운드에 대해 고민하고,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 모임을 이끌고 있는 박효수 회장(서울대 산업공학과 04)의 말이다.

턴 어라운드?

이들이 이야기하는 턴 어라운드란 무엇일까? 사전적인 의미에서 턴 어라운드는 기업의 경영 전략이나 조직 문화 등을 변화시켜 기업의 영업실적을 극적으로 개선시키는 활동을 의미한다. 이는 고도의 전략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작업으로, 기업의 전략기획실 같은 핵심 부서나 외부의 컨설팅 회사가 맡아 주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턴 어라운드 프로젝트에는 고액의 비용이 수반된다. C.STAGE는 대학생의 순수한 열정을 바탕으로 고액의 경영 컨설팅을 받기에는 부담되는 중견기업들을 찾아 그들이 당면한 문제점을 함께 고민하며 기업의 턴 어라운드를 돕고 있다.

6개월에 걸친 혹독한 트레이닝 과정

1년을 주기로 하는 C.STAGE의 주요 활동은 크게 두 가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부 세션과 외부 프로젝트가 그것으로, 먼저 C.STAGE의 멤버들은 치열한 기업의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 가치를 제안하기 위해 6개월 간의 혹독한 내부 트레이닝을 거친다. 트레이닝 세션은 재무와 마케팅 전략을 중심으로 기업의 실제 경영 사례를 두고 고민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들이 무게를 두는 것은 자잘한 스킬이나 얕은 지식의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전략적인 사고 방식을 길러 기업이 직면한 문제의 핵심을 꿰뚫어 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줄 아는 능력이다. 이들은 점점 경쟁이 격화되어 가는 전자사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아이리버 딕플의 신제품 전략을 고민했고, 축소되어 가는 전통주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국순당이 취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주어진 첫 번째 프로젝트

6개월 간의 내부 세션을 마친 그들에게 첫 번째 프로젝트가 주어졌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약국 프랜차이즈 업체 O사의 온라인 시장 진출 전략 수립이 그 과제이다. 언뜻 보면 이 회사는 오프라인 시장에서 쌓아온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온라인 시장에 손쉽게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업체의 특성상 본사가 가맹점의 매출을 깎아먹어서는 안 되는 딜레마가 있다. 이러한 함수 관계를 고려하고 이 회사의 강점인 오프라인 가맹점들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온-오프 믹스 모델을 입체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관건이다.
가상의 프로젝트가 아닌 실제의 예산이 투입 될 현실 세계의 프로젝트인 만큼, 프로젝트 수행에는 사뭇 진지함과 긴장감이 감돈다. Benchmarking Team, Customer Insight Team, Client Insight Team으로 역할을 분담한 이들은 온라인 자료 조사에서부터 고객 및 약사들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FGI(Focused Group Interview), 본사 실무진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수행 결과는 한 두 차례의 중간 발표를 거쳐 최종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한 뒤 경영진에게 보고될 예정이다.

목표와 불안을 나누는 관계

C.STAGE에는 여느 경영 동아리와는 다른 특징이 하나 있다. 따뜻한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한 특별한 노력이 그것이다. 논리적이고 전략적인 사고, 비판적인 토론이 중심이 되는 경영학회는 그 특성상 자칫 인간미 없는 차가운 조직이 되기 쉽다. 그들은 차가운 이성을 강조하지만 뜨거운 감성과의 균형을 중요시하고, 좋은 전략도 위대한 문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쓸모가 없어짐을 안다. 그래서 그들은 C.STAGE만의 문화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고민하고 노력한다. 그들이 지향하는 공식적이고 원대한 명분이 ‘목표’라면, 각자가 가진 소소한 일상의 고민들은 ‘불안’이다. 목표와 불안을 나누는 관계, 어쩌면 그들은 기업을 턴 어라운드 하기에 앞서 그들 스스로가 서로에게 자극과 힘이 되어주며 스스로를 턴 어라운드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근본적인 위험은 모험을 하지 않는 것

C.STAGE는 2008년 1월에 결성된 신생 동아리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중견 기업으로부터 프로젝트를 의뢰 받고, 학교 측의 지원으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내 신기술 창업네트워크 센터에 입주하는 등 매우 빠르게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다. 모두가 안정을 지향하고, 학점과 영어 점수, 그리고 대기업 취업에만 매달리는 사이 그들 스스로가 기회를 창조하고, 그들에게 유리한 게임의 룰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명분이 공감을 얻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의 패기 넘치는 움직임이 한 기업을 너머 젊은이들의 꿈과 도전 정신이 사라진 이 시대에 작은 울림이 되길 기대해본다.

캠퍼스 헤럴드 106호 2008.06.09